흙수저로 자립하기 (번외2)

2024. 1. 5. 10:15흙수저 자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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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수저로 자립한지 2주차에 접어들었다

최근 홀서빙 알바를 구하였으나, 하루만에 그만 둬버렸다.

 

첫 출근 하는날 좋은 조건의 파트타임을 구할 수 있어 정말 기분이 좋았으나, 

출근 후에는 근심이 앞서기 시작하였다. 홀서빙이 바빠서가 아닌, 사업장에서 

새로 시작하려고 한 메뉴들의 레시피가 자리잡지 못하였고, 사장도 요리에 그렇게 

뛰어난 재능이 있는 편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나야 홀서빙 파트타이머다 보니 사실 그런 걱정은 할 필요도 없고, 오픈 전 가게 청소와

피크타임에는 서빙만 잘하면 아무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장사하기에 앞서 메뉴들이 너무 맛이 없었고, 사장도 그걸 아는지 이 메뉴들은

팔 수가 없다고 생각하였나 보다, 3시간 동안 만들고 버리고를 반복하다가

 

어찌할 바를 몰랐고, 이런 어려운 상황속에서 오히려 내가 먼저 얘기를 꺼냈다.

"주제 넘지만 유튜브 보고 그냥 레시피 만들어서 파시죠"

사장은 사실 이 레시피도 유튜브를 보고 만든것이라고 하였다. 

3~4인분 만들때는 괜찮았는데, 대량조리로 들어가다 보니 맛이 이상해 졌다고 하였다.

본인의 어려운 상황을 계속 어필하기에 나도 어쩔 수 없이 

"사장님 일단 장사를 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니, 저는 오늘 여기까지만 하고 그만두겠습니다."

오히려 사장이 고마워 하면서도 미안함을 가진 표정으로 알겠다고 하였고 

 

그렇게 나의 홀서빙 파트타임은 하루만에 종료하게 되었다. 

사장은 메뉴가 완성되면 다시 불러준다고 하였으나, 과연 다시 알바를 갈 날이 올까? 라는 생각이 들었으며

하루뿐이지만 이 가게를 통해 적지 않는걸 깨닫게 되어 나에게는 오히려 잘 됐다 생각하였다.

 

내가 생각하는점과 시가각이 모든 정답은 아니겠지만,

가게의 흥망이 어떻게 결정되는지도 깨닫게 되는 하루 였던것 같다.

 

지금 저녁에 다니는 직장과 비교하면 많은것이 달랐다.

1. 위생

- 저녁에 다니는 직장은 모두가 합심하여 바닥청소부터, 식세기 관리, 음식 위생

심지어 랩핑하는 것 조차도 식자재의 용기에 공기를 최대한 빼내어 신선도 유지를 하고,

일하는 사람이 정말 질릴정도로 위생관리에 신경쓰고 있는편이다.

 

난 평소에 일했던 곳에 부모님이 찾아 온다면 말리는 편이었다. 음식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청소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알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 저녁에 일하는 곳은 부모님 안오고 싶어해도 와서 꼭 먹어보라고 말할 수 있다.

 

사실 돈만 벌면 되기에 오전 홀써빙 가게의 위생이 어떤지까지 생각하지 않아도 됐으나,

이곳 주방에 들어선 순간 나는 지옥이 있다면 이런 곳이 겠구나 하는 생각마저 들게 하였으니 말이다.

 

2. 요리에 대한 철학

- 한가지 요리에 있어도 계량을 통해 정확한 레시피를 메뉴얼화 시킨 곳과 

사장의 감에 맞게 그때그때 간을 하는것 자시만의 레시피를 갖느냐와 아니면 유튜브를 보고 따라 한것 

이 차이가 정말 큰것 같다. 오전 홀써빙 갔던 사장은 나이가 어느새 중년의 나이와 8년을 장사 하였음에도

본인만의 레시피 없이 그저 장사를 하고 있고,

 

20대 후반의 주방장은 나이가 어림에도 불구하고, 자신만의 요리에 대한 철학과 레시피를 갖고 있는것 

물론 가게가 항상 잘되는 것은 아니지만 가게가 어떻게 흥망을 하는지 깨닫게 되는 하루를 겪어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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